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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아나테이너'의 원조…日 후지 테레비 성추문 민낯 드러나 광고 '뚝'

일본의 3대 방송사 중 하나로 드라마와 예능 보도에서도 큰 영향력을 자랑하던 후지테레비.

이 후지테레비에 광고를 주던 기업 80개가 일제히 광고 중단을 선언해 전례 없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고위 임원과 책임급 PD 일부가 여자 아나운서에게 억지로 성접대를 하도록 하고 당사자가 SNS를 통해 이 사실을 폭로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아오키 카논/전 아나운서 (지난달 24일) : 거절하면 혼났어요. 당시에는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매일 약을 먹었어요. 이번 일을 말하지 않으면 세상이 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후지 측은 관련자 징계와 사과를 계속 미뤘고 결국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와 광고 불매로까지 이어져 현재 공익 광고만 나오는 상황입니다.

관련된 폭로는 전현직 임직원과 방송인들로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하세가와 유타카/후지 테레비 전 아나운서 : 다른 방송국과 달리 '여성 아나운서'라고 하지 않습니다. '후지의 여자 아나는 업소여성이다'라고 말합니다. 아나운서가 아니고 '아나'라 말하고 여성이 아니고 '여자'라고 하고요.]

이런 사태는 후지 테레비의 간판인 나카이 마사히로의 성추문으로 번졌습니다.

인기 아이돌 스마프 출신으로 후지테레비에서 유명 MC로 활약 중인 나카이 마사히로가 후지의 직원을 통해 여성 아나운서를 저녁 자리에 초대했고 이후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했다는 겁니다.

마사히로는 이후 해당 아나운서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우리 돈으로 9억 원가량의 합의금을 약속했다는 폭로도 나와 시청자들의 비난은 더욱 커졌습니다.

비슷한 피해자가 또 나왔지만 나카이 마사히로는 성추문을 시인하면서도 연예계 활동은 이어가겠다고 밝혀 더 큰 공분을 샀고 결국 지난 23일 돌연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나흘 뒤엔 후지테레비 경영진이 사과 기자 회견을 진행하고 이 자리에서 가노 슈지 회장과 미나토 고이치 사장이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미나토 고이치/후지테레비 사장 : 이번 일로 기대와 신뢰를 뒤흔든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저는 주식회사 후지테레비의 사장직에서 사임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대단히 죄송했습니다.]

하지만 "자사 직원의 개입은 없었다고 또 '조용히 업무에 복귀하고 싶다'는 여성 아나운서의 뜻을 존중한 조치"였다고 말해 2차 가해도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게다가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후 한 달이나 지난 시점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으며 버티던 후지의 경영진이 기자회견을 통해 갑자기 사임을 발표한 데는 방송사 지분의 7%를 가진 미국 펀드 회사의 진상 규명 요구 때문이었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약 80개 광고주가 후지테레비에 광고를 중단했고 더 늘어날 조짐입니다.

현재 일본 정부의 공익재단 AC 재팬 광고로 대체되고 있지만 공익 광고를 내던 정부 기관들 4곳도 최근 방영을 취소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 경단련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은 "광고주들이 후지테레비의 광고를 중단한 것은 기업들의 인권 문제 대한 인식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도쿠라 마사카즈/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 가급적 기업풍토를 쇄신하도록 그것을 담보할 수 있는 거버넌스의 제도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네티즌들은 과거부터 잊혀질만 하면 불거진 성 스캔들을 떠올리며 그때마다 방송사와 연예 기획사의 힘으로 이를 덮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폭로를 계기로 썩어 곪아터진 일본 연예계 문화가 전환점을 맞게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취재 심우섭 / 영상편집 김나온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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