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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전략' 통했나…세계시장 들었다 놓은 트럼프

'미치광이 전략' 통했나…세계시장 들었다 놓은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압박을 쏟아낸 지 이틀 만인 3일(현지시간) 관세 부과를 전격 유예하면서 세계 시장은 예측불허가 거듭되는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습니다.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면서 외교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또다시 위력을 발휘하면서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트럼프식 '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이 국제 정치 전면에 등장하게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에도 특유의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 전략은 자신을 마치 미치광이인 것처럼 보이도록 해 상대방에게 공포를 유발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전략을 말합니다.

'나는 예측불가하며, 비이성적이고, 앞뒤 계산없이 무모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상대에게 심어 원하는 뜻을 관철한다는 겁니다.

이는 냉전 시대 리처드 닉슨 당시 미 대통령이 북베트남을 배후 지원하는 소련을 상대로 구사하면서 주목받은 이후 국제 정치 무대에서 드물지 않게 등장해왔습니다.

트럼프 식으로는 2018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에 소극적인 한국 정부를 향해 '재협상이 아니라면 FTA를 종료하길 원한다'며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렸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실무진에게 "그들( 한국인들)에게 이 사람이 너무 미쳐서 지금 당장이라도 손을 뗄 수 있다고 말하라"고 지시한 내용이 미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 뒤 진행된 한미FTA 재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유리한 조건들을 다수 관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비핵화 협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썼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그를 만나게 된다면 영광이다'라는 등 우호적 발언을 하다가도 이내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하거나 '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북한을 혼란스럽게 한 겁니다.

당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은 극단적 입장을 취했다가 한순간에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며 "그가 미치광이 이론에 따르는 것처럼 비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백악관에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비슷한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2020년 발효한 북미 3개국 USMCA로 사실상 무관세로 왕래하던 이웃 국가를 상대로 25%에 달하는 고관세 공포탄을 쏘아올려 결과적으로는 "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국경 단속, 펜타닐 차단 등의 약속을 받아낸 겁니다.

1기 때보다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 직후 첫 선전포고에서 일단은 고지를 점하면서 세계 정세는 또다시 트럼프 1인극이 주도하는 혼돈에 빠지게 됐습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를 향해서도 '관세 폭탄'을 예고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대(對)EU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1차적 목표에 더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의 방위비 확대와 미국 테크기업들에 대한 유럽의 규제 완화 등을 노린 다중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관세 위협 등을 고리로 한 압박을 실제화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됩니다.

다만 외신들은 이런 전략이 장기적으론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1기 때에도 실제 효과를 발휘한 분야는 제한적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고려한다면 극도의 무모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는 없을 거란 게 외신들의 분석입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 맥스 부트는 지난 달 30일 WP 팟캐스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당시 북한과 이란, 중국과 같은 나라들에 미치광이 이론을 적용하려고 노력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며 이번 임기에도 이 전략이 통할 것이라는 데에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결정은 " 시장 성과에 집착하는 그의 강경한 무역 위협이 ' 종이 호랑이'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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