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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7대 연구원 체제' 복귀…"우주항공 뜨고, 미사일 지고" [취재파일]

ADD '7대 연구원 체제' 복귀…"우주항공 뜨고, 미사일 지고" [취재파일]
▲ 국방과학연구소 ADD 전경

국방과학연구소 ADD가 소리 소문 없이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2021년 6월부터 ADD의 주인 노릇을 하던 미사일 부문이 뒤로 밀렸고, 그 자리에 우주항공이 올라앉았습니다. 국방과학의 최신 추세에 따른 개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ADD의 수뇌가 미사일 전문가에서 공군 장성 출신으로 바뀐 데 따른 어설픈 재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아울러 ADD는 창업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연구소 기업을 세워 해외의 무기 개발 수요를 사업화하겠다는 발상입니다. 연구소 기업이 ADD 특유의 기술력으로 방산수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와 국방과학기술을 틀어쥐고 있는 ADD가 국내 방산기업들과 경쟁을 벌여 K-방산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비판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입니다.

ADD의 조직개편과 연구소 기업 추진은 ADD의 큰 변화입니다. ADD와 2인3각의 관계인 방산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럼에도 조용하게, 그것도 ADD의 이사장인 국방장관이 부재한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사전에 폭넓은 의견 수렴, 진지한 협의 없이 추진됐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사일 지고, 우주항공 뜨고


ADD는 지난 1월 1일부로 7대 연구원 체제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제1기술연구원은 우주항공, 제2기술연구원은 유도무기, 제3기술연구원은 핵심기술, 제4기술연구원은 기반전력, 제5기술연구원은 해양, 제6기술연구원은 시험평가를 각각 맡습니다. 이와 별도로 국방인공지능기술연구원을 뒀습니다. 2021년 6월까지 유지됐던 1~8본부 체제와 흡사한 구조입니다.

ADD의 대표 연구원으로 인력과 자원을 쓸어담을 제1기술연구원이 우주항공 담당이란 점이 주목됩니다. 방사청과 ADD의 고위관계자들은 "우주항공이 국방과학의 대세"라며 "첨단 전투기와 무인기, 인공위성, 발사체 등이 국방과학과 방산의 미래 먹거리"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방과학과 방산의 최신 트렌드에 발맞춘 조직개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공군의 방산 커넥션이 ADD 조직개편으로 나타났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이건완 ADD 소장이 예비역 공군 중장입니다. 이에 더해 한국항공우주 KAI의 대표는 강구영 예비역 공군 중장, LIG넥스원의 대표는 신익현 예비역 공군 소장입니다. 세명 중 이건완 소장과 강구영 대표는 김용현 전 장관이 이끈 대선 안보캠프 출신입니다. ADD의 한 관계자는 "ADD와 주요 방산업체의 리더십이 공군에 넘어간 것과 우주항공의 제1기술연구원 승격은 분명히 관련이 있다", "우주항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사전 준비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 ADD 소장

유도무기, 즉 미사일은 제2기술연구원으로 밀렸습니다. ADD 창설 이래 처음으로 미사일이 후퇴한 셈입니다. ADD는 그동안 미사일을 위한, 미사일에 의한, 미사일의 연구소였습니다. 2021년 6월부터 작년 12월까지는 연구인력과 자원의 3분의 1을 올인한 미사일연구원이 가동됐고, 그 이전에도 제1본부가 ADD의 대표로 미사일을 개발했습니다. 박종승, 남세규 등 직전 ADD 소장도 미사일 전문가였습니다. ADD 내부에서는 "미사일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것은 맞다"면서도 "주요 보직자들의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해서 전문화에 걸림돌이 될 것 같다"는 자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ADD 연구소 기업 TF 가동


ADD는 지난 1월 15일 연구소 기업 TF를 발족했습니다. ADD의 기술을 새로운 방법으로 수출해 방산수출고를 높일 방안을 약 6개월 동안 모색할 계획입니다. 방산수출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ADD 퇴직자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습니다.

ADD는 연구소 기업을 통해 기술을 직접 수출할 생각은 없습니다. ADD 고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무기를 개발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다", "그런 나라들이 무기를 개발하는 데 ADD의 연구진과 기술을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국가들과 무기를 공동개발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술력을 가진 ADD 연구진이 해당 국가 연구진들과 함께 무기를 개발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입니다. ADD 현직 연구원에 더해, 퇴직 연구원들에게도 문호를 적극 개방한다는 방침입니다. 방산업체의 한 임원은 "공동개발은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라서 직접적인 기술 수출과 다를 바 없다", "방산업체들도 노리고 있는 수출 방식이기 때문에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촌평했습니다.

ADD의 조직개편과 연구소 기업 TF 발족은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지 않고 이뤄졌습니다. 의견 수렴과 협의가 주로 진행된 시기는 계엄을 정통으로 맞아 군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작년 12월입니다. 의견 수렴과 협의가 얼렁뚱땅 넘어갔을 공산이 큽니다. 조직개편과 TF 발족을 승인하는 ADD 이사회를 거쳤다지만 당연직 이사장인 국방장관은 비상계엄의 여파로 그때나 지금이나 부재중입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히 여러 사람 의견 듣고 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방산업계의 걱정도 그래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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