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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키우는 비명…"정권교체에 이재명 아닌 다양한 길 있어"

목소리 키우는 비명…"정권교체에 이재명 아닌 다양한 길 있어"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가 최근 이재명 대표 체제를 연일 비판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당 지지율이 여당에 따라잡힌 것은 물론, 차기 대권 경쟁에서도 이 대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면서 비명계가 목소리를 키우는 것입니다.

비명계 중에서도 옛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이 대표 비판에 경쟁적으로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는 오늘(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두고 "민주당에 대한 따끔한 경고"라고 해석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정 운영에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는데 강공 일변도의 태도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당 일각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 가능성이 나오는 것을 두고도 "자꾸 정쟁을 유발하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민생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오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혼자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며 "이제 한 손은 탄핵을 마무리하는 일을 하고, 다른 한 손은 국민 삶을 회복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명계의 이 같은 주장은 결국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친이재명)계가 당을 틀어쥐고 당내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의 당내 권력 구도에서는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꺾기 어렵고, 이 대표로는 정권 교체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임 전 실장은 "최대한 연대하고, 포용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 합류했을 때 후보로부터 받은 딱 한 가지 주문은 대선 캠페인 본부의 절반 이상을 친문 아닌 새로운 인사로 구성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두관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주권자인 국민과 당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줘야 한다"며 "정권교체로 가는 길은 이재명의 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비명계의 이런 목소리에 대해 전날 기자회견에서 "(당이) 일극 체제라고 할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할지는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다"며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을 에둘러 비쳤습니다.

당내 파열음을 안고 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이 대표도 통합 행보가 필요하다는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입니다.

이 대표가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도 이같은 취지로 읽힙니다.

당은 이번 일정이 이달 초로 잡아뒀다가 탄핵 정국 대응 등으로 미뤄졌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옛 친문계 인사들의 협공에 직면한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평산마을 회동에서 양측이 덕담 수준의 대화만 나누고 돌아설 경우 당내 계파 갈등 양상이 오히려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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