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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안개 속에 갇힌 전국…마스크와 함께한 숨 막히는 출근길

뿌연 안개 속에 갇힌 전국…마스크와 함께한 숨 막히는 출근길
▲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21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유치원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원하고 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이 짙은 농도의 미세먼지로 이틀째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도권(인천·강화권역 제외)과 충남 북부권역, 충북 북부·중부권역, 세종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으로 짙을 전망입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청·대구·경북은 오전에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오늘(21일) 아침 수도권·강원 내륙·충남·전북을 중심으로 낀 짙은 안개가 먼지와 뒤엉키면서 가시거리는 200m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에 사는 A(30대) 씨는 아침에 무심코 창밖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옆 단지 아파트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밖이 뿌옇기 때문이었습니다.

A 씨는 "안개라고 하기엔 약간 주황빛이 나고 탁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이었다"며 "서둘러 마스크를 챙겨서 출근했다"고 말했습니다.

독감 유행에 이틀 연속 대기가 나빠지자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이른 시간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미세먼지 때문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군포에서 안산까지 차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 모(36) 씨는 "짙은 미세먼지 농도 때문에 가시거리가 짧아 거북이 주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처음에는 안개로 생각했는데 뉴스에서 미세먼지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습니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안 모 씨(41)는 "유난히 오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뿌옇고 이상하게 눈도 따갑게 느껴졌다"며 "지하철 안에서는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고 전했습니다.

인천에서는 안개까지 겹치면서 송도국제도시 일대에서는 100m 앞도 뿌옇게 보일 정도로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등원시키는 부모와 아이 대부분도 마스크를 쓴 상태였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 한 어린이집 교사는 "원래 오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바깥 산책하러 나가곤 하는데 오늘은 힘들 것 같다"며 "원내에 있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99㎍(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세종 99㎍/㎥, 충북 94㎍/㎥ 등이었습니다.

초미세먼지 역시 세종 80㎍/㎥, 충북 78㎍/㎥, 경기 76㎍/㎥, 전북 69㎍/㎥ 등을 보였습니다.

초미세먼지(PM2.5) 기준 농도가 ㎥당 36∼75㎍이면 나쁨, 75㎍을 초과하면 매우 나쁨 수준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어제 수도권·충남지역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에 대응해 비상저감조치를 철저히 시행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지난해 1월 31일 이후 1년 만입니다.

수도권과 충남에선 이날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충북과 세종에선 예비저감조치가 시행됩니다.

경기도는 초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 발령에 따라 오전 6시부터 비상저감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경기 남부지역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차량 2부제 시행으로 출근길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경기남부경찰청 역시 차량 2부제 시행으로 짝수 차량의 청사 출입이 제한됐습니다.

경찰관 C 씨는 "어제 일과가 모두 끝난 뒤 갑자기 경무과의 공지사항이 전파됐다"며 "오전 6시~오후 9시까지 2부제가 적용된다고 해 아예 새벽 일찍 출근하는 직원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행정·공공기관은 장애인, 임산부와 유아 동승, 특수목적 등의 차량과 전기·수소차, 하이브리드 친환경 차량을 제외한 홀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 소각장 등 공공사업장을 포함한 도내 미세먼지 다량 배출 사업장에서는 조업시간 변경, 가동률 조정 또는 방지시설 효율 개선 등의 조치가 시행됩니다.

건설공사장에서는 공사 시간 변경ㆍ조정, 방진 덮개 씌우기 등 날림먼지 억제 조치를 하고, 특히 도심 내 도로 청소를 강화합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자 보건 당국은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초)미세먼지 예보에 주의를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고 집에서 창문을 닫아놓고 환기를 잘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내 미세먼지 농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환기는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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