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새해 들어 주요 국가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래대금·거래빈도는 여전히 부진해 지난 6개월간 이어진 약세장 이후 학습효과로 투자자들의 '신중 모드'가 발동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17일까지 코스닥지수의 수익률은 6.79%, 코스피 수익률은 5.33%로 34개국의 국가대표지수 40개 중 1위와 2위에 자리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상승 속에 나홀로 약세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정반대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매도 폭탄으로 국내 증시 약세의 단초를 제공했던 외국인도 새해 들어서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8천238억 원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약세장 속에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보다 낮아졌던 연기금도 1천400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행렬에 동참했고, 개인투자자도 5천139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초중반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SK하이닉스가 6개월 만에 21만 원대를 회복하는 등 시총 상위주의 약진도 눈에 띕니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일시적 반등이 아닌 추세적 상승이라는 확신에 이르진 못한 분위기입니다.
약세장에서 쪼그라들었던 거래 규모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 1천735억 원으로, 지난해 12월의 8조 7천353억 원보다는 다소 늘었으나 10월(9조7천068억원), 11월(9조 9천214억 원) 수준은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9월까지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0∼13조 원을 오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래대금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장주식의 거래 빈도를 나타내는 상장주식 회전율 역시 작년 연말 수준에서 크게 변화가 없습니다.
올해 들어 거래일 11일간 일평균 상장주식 회전율은 0.72로, 작년 12월(0.78%)이나 11월(0.76%)보다 낮습니다.
상장주식 회전율은 일정 기간의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높으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 손바뀜이 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회전율이 낮으면 거래가 부진했다는 의미가 됩니다.
이 같은 통계는 결국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 투자에 신중한 상태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 정치 불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진행 등으로 어느 정도 진정되는 양상입니다.
반면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오는 24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결정, 국내 설 연휴 중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국내 증시는 방향을 뒤흔들 수 있는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우려가 컸던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의 발표도 설 연휴를 앞두고 본격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