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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콜키지 비용, 얼마가 적절? 얼마까지 낼 수 있냐고요? [스프]

[스프카세] 아이추워의 슬기로운 와인 생활 ⑤ 와인 콜키지 문화와 비용에 대한 고찰

네이버 블로그 '와인직구의 모든 것'에 글을 쓰며, 직구 플랫폼 주류사업실장이기도 한 '아이추워' 최원준. 직구로만 와인을 즐길 것 같지만, 사실은 국내 샵에서도 꾸준히 많은 와인을 구매한다는 그가 슬기로운 와인 생활, 그리고 와인업계에 대해 이야기해드립니다.
 

레스토랑 와인 콜키지 비용, 얼마가 적절한가? 얼마까지 낼 수 있나?

이 질문은, 와인 애호가들 간에, 또는 요식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혹은 그 두 집단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에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등장해 온 익숙한 화두이다. 심지어, 이런저런 관련 플랫폼에서는 별다른 전제조건이나 부연 설명 없이 '와인 콜키지 비용,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을 띄워놓고 여러 금액을 선택지로 띄워놓고 하나를 고르게 하는 '황당한' 설문조사를 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아이추워 스프카세 썸네일
이게 과연, 각 업장의 다양한 여건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얼마 정도면 적당하고, 얼마 이상은 과하다", 요식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최소한 얼마는 받아야 한다"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불가능하며, 따라서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가장 크고 기본적인 이유는, 업장과 고객도 모두, 콜키지뿐만 아니라 업장에서 주문 가능한 주류들과, 더 나아가서는 음식과 인프라에 대한 가격 및 품질 전반과 함께 종합하여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가격과 정책을 설계하는  업장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먼저 살펴보면, 병당 콜키지가 3만 원 또는 5만 원, 혹은 그 이상이어도 아깝지 않은 업장이 있을 수 있는 반면, 1~2만 원의 콜키지 비용도 아까운 업장, 또는 콜키지 프리(무료로 와인 반입 가능) 업장 중에도 재방문 의사가 없는 업장이 있다.

와인 애호가들이 BYOB(Bring Your Own Bottle, 자기가 마실 술은 자기가 들고 와라) 와인 모임 장소로 많이들 찾는 잘 알려진 콜키지 프리 업장 중에, 필자의 재방문 의사가 없는 업장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로는, 음식이 맛없거나 환경이 열악한 업장이다. 두 번째로는, 콜키지 비용을 안 받는 대신 음식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업장이다.  '얼마짜리 코스 메뉴를 이용하면', 또는  '인당 최소 얼마 이상의 음식을 주문하면'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콜키지 프리 또는 매우 저렴한 콜키지 가격 적용 혜택을 제공한다는 업장들 중에는, 최소 인당 2~3만 원의 콜키지 비용이 음식 가격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인당 1병씩 콜키지를 하는 와인 모임을 기준으로 생각해 보자면, 예를 들어 음식 10만 원/인에 콜키지 프리인 A 업장과, 음식 7만 원/인에 콜키지 3만 원/병인 B 업장은 가격이 동일한 업장인 셈이다. 음식이 동일한 수준이라는 전제하에, A 업장은 콜키지 프리라서 부담이 없고, B 업장은 병당 3만 원이어서 부담스러워할 것인가? 콜키지 금액으로 단돈 1만 원도 비싸게 느껴지는 업장도 있고, 그 몇 배의 콜키지 금액도 아깝지 않은 업장도 있다.

아이추워 스프카세 

업장의 입장에서는?

업장의 입장에서는 바로 위에서 든 사례 이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 더 많아진다. 고객은 각자 자신의 이용 패턴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본인의 입장에서 업장의 매력도를 판단하면 그만이다. 마음에 들면 가고, 아니면 안 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업장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음식과 서비스, 그리고 가격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서 해당 업장을 찾는 고객층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 세팅을 기반으로 어떻게든 고객들을 유인하고 만족시켜서 매출을 올리고, 다양한 직·간접 비용을 제하고 나서도 업장을 지속 운영할 수 있을 만큼의 마진을 남겨야 될 터이니, 훨씬 많은 고민과 치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일평균 어느 정도 규모의 고객 유입을 예상하며, 그 고객 또는 테이블당 기대하는 매출과 이익이 어느 수준인지를 고민했다면, 그다음으로 이를 다시 음식과 주류·음료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겠다. 음식과 주류 양쪽에서 고루 이익을 남길 것인지, 어느 한쪽에서 주된 이익을 창출하고 나머지 한쪽에서는 가성비를 어필할 것인지. 또한, 콜키지와 업장 주류 주문 간에도 단가 세팅을 어찌하느냐에 따라 어느 쪽 이용 고객이 좀 더 늘어나느냐에 영향 또한 있을 것이다.

아이추워 스프카세
고깃집, 횟집 등의 콜키지 비용이 대체로 저렴한 것 또한 위 내용에 대입하여 설명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희석식 소주와 국산 맥주가 주된 주종으로, 고객 1인당 술로 남기는 기대이익은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음식 매출로 이익을 올리는 곳들이다. 반면 이탈리안·프렌치 레스토랑들의 경우에는 업장 주류 판매 시 기대되는 마진이 보통 수만 원 선부터 시작하다 보니 콜키지 비용 또한 앞서 예로 든 고깃집, 횟집 부류보다는 대체로 높은 편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빼어난 퀄리티의 음식과 환경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면, 고객은 반대로 업장에 구비된 술의 가격이나 콜키지 비용에는 관대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구성된 업장에 방문한 고객이 주류 주문도, 콜키지도 하지 않는다면 업장 입장에서는 낭패이지 않겠는가?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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