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당선되면 해임 가능성 거의 없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각에서 이기흥 회장의 해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일축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기흥 회장이 당선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가 해임해 재선거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비위 혐의로 지난해 11월 문체부로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은 이기흥 회장은 오는 14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3선 연임에 도전합니다.

이 회장이 당선될 경우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는 3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직무 정지 조치를 해제하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이 회장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해 회장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현재의 직무 정지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해임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는 것입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주무 부처가 해당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즉,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이 당선자인 이기흥 회장을 해임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문체부가 당선인을 해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체육계의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대한체육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이면 몰라도 체육인에 의해 선출된 회장을 바로 해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법원의 1심 판단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수사 기관의 발표로 해임한다는 것은 문체부의 횡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법적 소송이 벌어질 경우 문체부가 패소할 확률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스포츠계 사정에 밝은 A 씨도 "법원의 유죄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만약 문체부가 당선인의 해임을 결정할 경우 자율성을 강조하는 <올림픽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하게 된다. 문체부가 단지 혐의만으로 체육회장을 해임할 수 있다면 비용을 들여 선거를 하지 말고 정부가 그냥 마음에 드는 사람을 회장으로 임명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데 만약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기흥 회장을 해임할 경우 IOC 위원직도 곧바로 상실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한국인 IOC 위원은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 1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한국인 IOC 위원을 늘려도 모자랄 상황에서 IOC 위원 1명을 바로 잃어버리는 황당한 결정을 문체부가 할 것 같지는 않다. 또 만의 하나 해임한다고 해도 이기흥 회장이 재선거에 다시 출마하면 그만이다. 지금 체육계 일부에서 해임 가능성이 나오는 것은 이 회장을 이번 선거에서 떨어뜨리려는 꼼수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