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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스티커도 효과 없다…투명 방음벽 못 넘고 '쿵'

<앵커>

야생동물이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서, 또 농수로에 빠져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는 여기에 인공구조물을 반드시 설치하게 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동물들의 비슷한 수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북 완주의 한 국도입니다.

투명방음벽 아래에 물총새 한 마리가 죽어 있습니다.

물까치 폐사체도 근처에서 발견됐습니다.

숲으로 이동하다 투명창을 인식하지 못해 충돌한 것입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투명방음벽 23곳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야생조류 24종 375마리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수길/국립생태원 부장 : 주변 지형에 비해 높은 지대에 설치된 도로의 방음벽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량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규격에 맞는 충돌저감장치가 아예 없었고 맹금류 스티커도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투명방음벽 조류충돌조사는 한 달에 2번씩 진행됐는데 폐사체뿐 아니라 방음벽에 남아 있는 충돌흔적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인공구조물 의무화에도 잇따른 기존 시설 야생동물 피해

지난달 충남 당진의 한 농수로, 고라니가 깊은 콘크리트 수로에 추락한 뒤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탈출로가 없어 구조대원들이 꺼내주어야 합니다.

[신다혜/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고라니를 포함한 많은 포유류들이 농수로에 고립되고 있습니다.]

탈출시설이 없는 농수로 40곳에 대한 조사결과 포유류와 양서류 등 676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충돌과 추락을 막는 야생생물보호법이 지난해 시행됐지만 소급 적용이 안 되는 기존 시설에서 피해가 잇따르는 것입니다.

환경부는 투명방음벽과 농수로 63곳에 대해 개선조치를 요청하기로 했는데, 관리기관도 선제적 피해예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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