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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이 모이는 골목 끝 '조명가게'…그곳에서 무슨 일이? [스프]

[주즐레]

강선애 주즐레 썸네일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웹툰작가 1세대 강풀의 작품이 영상 매체로 옮겨와 대중을 만나기 시작한 지 어느덧 20년 가까이 됐다. 그동안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해서 '아파트', '바보', '순정만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등의 영화가 만들어졌고, 지난해에는 디즈니+에서 첫 드라마 시리즈물로 '무빙'을 선보였다. 이 '무빙'으로 강풀 작가는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K-감성을 녹여낸 한국형 히어로물이 얼마든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른바 '강풀 유니버스'로 재미를 톡톡히 본 디즈니+가 다시 한번 강풀 작가와 손잡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왔다. 지난 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를 시작해 18일 마지막 8부까지 공개를 완료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명가게'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조명가게'는 어두운 골목 끝을 밝히는 유일한 곳 조명가게에 어딘가 수상한 비밀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드라마로 만드는 '조명가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강풀 작가가 '무빙'에 이어 두 번째로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 강풀 작가는 "'무빙' 다음 작품으로 이전부터 '조명가게'를 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다"라고 밝히며, 그 이유로 "작가이지만 관객이고 독자로서 '재미있는 작품'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가게'의 장르는 미스터리 공포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초반 재미 포인트다. 그리고 극이 전개될수록 강풀 작가만의 정교한 스토리텔링과 독특한 세계관, 그 안에서 스며 나오는 따스한 정서가 공포를 넘은 또 다른 재미, 나아가 감동까지 선사한다.

강선애 주즐레
늦은 밤, 어두운 골목 끝에 유일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조명가게로 수상한 손님들이 찾아온다. 선글라스를 쓴 사장 원영(주지훈 분)은 그 낯선 손님들을 무심히 바라보며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묻는다. 피가 떨어지는 캐리어를 끌고 들어온 손님, 빨간 구두를 신고 음산한 기운을 내는 여자, 수상한 자를 쫓다가 들어온 형사 등 조명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평범하지가 않다.

전구를 사 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조명가게를 자주 들리는 여고생 현주(신은수 분)만이 손님들 중 정상으로 보인다. 자신을 "아저씨"라 부르며 잘 따르는 현주에게, 사장 원영은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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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이상한 사람들이 있어. 그들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 낯선 사람들을 조심해라.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한 척해. 절대로 모른 체 해라."

'조명가게'는 사람인지 귀신인지 알 수 없는 수상한 사람들의 존재, 평범하고 당연하게 느끼는 것들이 어긋났을 때 들이닥치는 공포가 상당하다. 특히 골목길, 버스정류장, 아파트 복도 등 일상적인 공간이 무서움의 온상이 될 때 현실 공포가 몰려온다.

하지만 '조명가게'의 무서운 장면들은, 나중에 알고 보면 다 이유가 있고 사연이 있다.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자들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날 때, 소름 돋는 반전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후에 이어지는 전개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어느덧 눈시울이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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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배우 아닌 '조명가게' 감독으로

'무빙'에서 선생님 역할을 한 것에 이어, '조명가게'로 강풀 작가와 또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배우 김희원. 그는 '조명가게'에 출연하는 배우가 아닌 '감독'이다. '조명가게'의 연출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희원은 프리 프로덕션부터 촬영까지 약 2년의 시간 동안 감독으로서 모든 걸 '조명가게'에 올인했다.

'조명가게'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와 그만큼 복잡한 서사, 초현실적인 설정들을 시청자가 이해하도록 하려면 감독의 능력이 중요하다. 김희원 감독도 극을 어떻게 쉽게 풀어, 보는 이들이 어떻게 따라오게 할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세계관에 대한 정리, 캐릭터별 호흡을 각각 달리 표현해 인물마다의 속도를 다르게 하거나, 회차별로 장르적 성격을 고려해 카메라 앵글과 무빙을 변화하는 등 여러 요소를 녹여냈다.

김희원 본인이 베테랑 배우인 만큼 '조명가게'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도가 높았고, 그만큼 배우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주지훈은 "같은 배우이기에 배우들이 느낄 수 있는 배려가 넘치는 현장이었다"며 "프리 프로덕션이 굉장히 잘 된 작품이다.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현장에서 느껴졌다. 김희원 감독님께 굉장한 감사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정은도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우들이 어떤 순간 길을 잃는지, 어떤 감정을 찾아가야 하는지를 제시해 줬다"며 배우 출신 감독의 장점을 언급했다.

김희원 감독은 "인생을 쏟아부은 작품. 최선을 다했다"라고 연출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조명가게'에 여실히 드러난다. 첫 시리즈 연출작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이 작품의 독특한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배우들의 연기도 섬세하게 조명한다. 김희원의 감독으로서 역량은 기대 이상이다.

강선애 주즐레 

만화 찢고 나온 배우들

미스터리한 공간 '조명가게'에는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엄태구, 이정은, 배성우, 김민하, 박혁권, 김대명, 신은수, 김선화, 김기해 등 많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캐릭터로 분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지훈은 조명가게를 항상 지키고 있는 사장 '원영' 역으로 극이 품은 미스터리한 무드와 세계관으로 이끈다. 남들은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목격하는 중환자 병동의 간호사 '영지' 역의 배우 박보영은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밝힌다.

특히 주목할 배우는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 높은 싱크로율의 비주얼과 연기를 선보인 김설현과 엄태구다. 매일 밤 버스 정류장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여인 '지영' 역은 김설현이, 그런 '지영'을 연이어 마주치며 호기심을 가지는 남자 '현민' 역은 엄태구가 맡았다. 두 캐릭터를 감싸는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살인사건을 의심케 하는 공포로 휘몰아쳤다가, 봄꽃 날리는 설레는 멜로로 숨을 고르더니, 안타까운 비극으로 먹먹함을 선사한다. 김설현과 엄태구는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시청자가 이들의 사연에 집중하게 만든다.

매일 조명을 사 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는 엄마 '유희'와 조명가게로 가기 위해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는 딸 '현주' 역은 배우 이정은과 신은수가 각각 연기한다.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이상한 일들을 겪는 시나리오 작가 '선해' 역 김민하, 빨간 구두를 신고 알 수 없는 목적으로 움직이는 '혜원' 역의 김선화, 물에 젖은 채 골목길을 배회하는 '승원' 역의 박혁권, 두려움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부르며 골목길을 지나는 '지웅' 역의 김기해, 사건을 쫓는 집요한 '형사' 역의 배성우,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는 식당 사장 '상훈' 역의 김대명까지. '조명가게'의 독특한 세계관에 완벽히 녹아들어 캐릭터 그 자체로 분한 배우들의 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강선애 주즐레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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