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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외교수장, 우크라 평화유지군 파병론에 "글쎄"

EU 외교수장, 우크라 평화유지군 파병론에 "글쎄"
▲ 카야 칼라스 EU 신임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 신임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16일(현지시간)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구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글쎄, 평화유지군을 보내려면 우선은 (우크라이나에) 평화 국면이 와야 하는데 러시아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게 명확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지난 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미 폭스뉴스 앵커 출신 터커 칼슨과 인터뷰를 지목하면서 "그들의 목표한 바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그것(평화유지군 파병)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당시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 동맹이 "러시아가 그들이 말하는 '전략적 패배'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어떠한 수단도 사용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칼라스 고위대표의 발언은 조기 종전을 전제로 한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을 아직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달 1일 취임해 이날 첫 외교장관회의를 주재한 칼라스 고위대표는 EU 내 대표적인 대 러시아 강경파로 꼽힙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파리 방문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3자 회동에서 유럽의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며 휴전 상황을 감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EU 내부에서도 평화유지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향후 휴전 시 유럽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엔 대체로 동의하지만, 자칫 논의의 초점이 우크라이나 지원이 아닌 '조기 종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3자 회동을 주선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만나 평화유지군 파병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투스크 총리는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카스파 벨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가 당장 원하는 것은 '전적인 군사지원'이라면서 "아직은 (평화유지군 문제에 대해) 추측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답했습니다.

익명의 한 외교관도 관련 논의가 원론적 수준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전했습니다.

일부 EU 정상은 18일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도 평화유지군 파병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사진=EU 이사회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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