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지법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아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50대 무면허 운전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제1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특수공용물건손상,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1)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8월 11일 오후 9시 41분 진안군 마령면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로 순찰차를 들이받아 B 경위 등 경찰관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B 경위는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A 씨의 카니발 차량을 향해 신호봉을 흔들며 정차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A 씨는 이를 무시하고 중앙선을 넘어 반대차로로 그대로 내달렸습니다.
B 경위는 곧장 순찰차에 올라타 도주 차량을 뒤쫓았으나 A 씨는 갑자기 차를 틀어 순찰차를 들이받고는 다시 달아났습니다.
이 사고로 B 경위와 옆에 있던 경찰관은 각각 어깨와 목을 다쳤고 순찰차도 심하게 부서졌습니다.
A 씨는 이로부터 30여 분 뒤 진안읍의 한 주차장에서 경찰에 붙잡혔지만, 끝내 음주 측정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3월 음주운전으로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확정돼 이번 사고 당시에는 운전면허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순찰차를 들이받은 게 아니라, 순찰차가 되레 피고인 차를 충격해 사고가 났다"면서 피고인에게 범행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변론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도주차량을 추격하는 순찰차에 과실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고의로 사고가 난 만큼, 과실 비율이 공소사실 성립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바로 뒤에서 자신의 차를 쫓아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 상황에서 급격하게 유턴을 시도할 경우 순찰차와 충돌할 수 있다는 사실을 피고인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경찰관의 정당한 음주 측정 요구를 거부하며 시속 100㎞ 이상으로 도주했으므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순찰차를 충격한 이후에도 피해 경찰관들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계속 달아나다가 막다른 곳에 진입한 뒤에야 정차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