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사는 이 모 씨는 2022년 위암 수술로 총급여 4천만 원 가운데 의료비 1천200만 원을 썼습니다.
그는 지난해 2월 연말정산 시 의료비로 162만 원을 세액 공제받은 후 같은 해 9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비 환급금 500만 원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러다 이 씨는 올해 9월 회사로부터 의료비 환급금을 의료비에 차감하지 않고 세금을 과다 공제받아 가산세 16만 원을 포함해 근로소득세 91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이 씨는 "연말정산이 끝난 지 6개월도 더 지나서 돌려받은 사후 환급금을 연말정산 때 차감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가산세를 부담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습니다.
국세청은 앞으로 이 씨처럼 근로자가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 이후에 수령하는 의료비 환급금(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에 과다공제자 가산세를 면제하겠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이미 가산세를 낸 이가 있다면 최근 5년에 대해 경정 청구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귀속(2020년 5월 31일 신고 기한) 분부터 해당합니다.
현행 세법상 의료비 환급금은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닙니다.
연말정산(3월) 또는 종합소득세 신고(5월) 때 의료비에서 차감하고 신고해야 합니다.
문제는 건보공단에서는 의료비 지출 연도 다음 해 8월 말 이후 환급금이 결정·지급된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납세자는 신고 기한까지 그 금액을 알 수 없어 과다공제받게 됩니다.
국세청은 가산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 기한 전에 의료비 환급금 자료를 받으려고 건보공단과 협의도 했으나, 건보공단 일정상 시기를 앞당겨 자료를 수집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국세청은 정확한 판단 근거를 마련하고자 감사원에 '적극행정 컨설팅'을 신청했습니다.
국세청과 감사원이 협업한 결과, 의료비 환급금을 뒤늦게 수령한 경우 납세의무자에게 그 의무를 게을리한 점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해석하게 됐습니다.
국세청 관계자는 "기관 간 칸막이를 넘어 적극행정을 추진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