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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무게에 눈 깜짝할 사이 뒤집혀…동료가 자꾸 멀어졌다"

"그물 무게에 눈 깜짝할 사이 뒤집혀…동료가 자꾸 멀어졌다"
▲ 8일 오전 4시 33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금성호(129t)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승선원 중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된 이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순식간이었어. 눈 깜짝할 찰나에 넘어가 버리더라고…."

오늘(8일) 새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선원 A(63) 씨는 배가 전복되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습니다.

A 씨는 "새벽에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바다가 꼴랑꼴랑 했다.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물을 들어 올리는데 그물에 남아 있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며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넘어갔다. 복원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성호는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뒤집혔습니다.

A 씨는 "배가 완전히 뒤집혀 배 밑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니 선원 전원이 모두 물에 빠졌다"며 "그때 외국 선원 2명이 뒤집힌 배 위로 올라가 한 명씩 끌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10여 명이 구조됐는데 2명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마 안 됐는데 심정지가 왔다"며 "물을 너무 많이 먹었다. 정말 몇 초 사이에,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속상해했습니다.

또 망망대해에서 떠밀려 가는 동료 선원을 기억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망망대해에서 장비도 없고 맨몸으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며 "조류에, 파도에 (선원들이) 자꾸 멀어졌다. 배 쪽으로 좀 붙어야 구조할 건데 자꾸만 자꾸만…"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8일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금성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선원들이 한마음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늘 오전 4시 33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습니다.

금성호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 외국인 11)으로, 현재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들 중 한국인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13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구조됐습니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 외국인 2)은 실종 상태입니다.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해경은 전했습니다.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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