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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형사에 딱 걸린 전화…속는 척 '일망타진'

<앵커>

비트코인 사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금을 받아서 가로챘던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투자자를 모으려고 무작위로 전화를 돌렸는데, 한 경찰관이 그 전화를 받으면서 이 사기 일당을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서동균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 수사관들이 사무실을 급습합니다.

콜센터처럼 꾸며진 곳에 20대 남성 여러 명이 컴퓨터와 전화기 앞에 앉아 있습니다.

[경찰 수사관 : 사기 치는 거 다 맞죠. 현 시간부로전부 다 긴급 체포합니다.]

불법으로 사들인 전화번호에 무작위로 전화해, "비트코인 채굴기 임대 사업에 투자하면 하루 1%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사기 행각을 벌이던 곳입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들의 범행은 올해 4월 한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사기를 치려다 꼬리가 잡혔습니다.

[이제 손해가 없는 투자잖아요. 어때요. 수익률 이 정도면 괜찮으세요?]

사기를 직감한 김 모 형사는 속아주는 척하면서 며칠 동안 이들과 통화를 이어가며 정보를 모았습니다.

[(코인이나 주식처럼 이제 회원님께서 손해 걱정하시면서 투자하는 게 아니고.) 경제권이 저한테 없어서 그래요. 조금만 고민하고 내일이나 한번 다시 전화드릴게요.]

김 형사는 모은 정보를 상부에 보고했고 정식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한 달여 만에 인천에 있는 일당의 사무실을 급습해 20대 A 씨 등 16명을 검거했습니다.

[김 모 경위/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 : 말하는 회사나 이런 것들이 불분명한 회사들이 많고. (사기를 직감해서)]

수사 결과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는 50여 명, 피해 금액은 23억 원에 달했습니다.

처음엔 수익금을 주는 척한 뒤 추가로 거액의 투자금을 받으면 곧바로 잠적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투자 사기 피해자 : 무슨 채굴 계속하면서 돈이 올라가서 그래서 은행에서 실제로 환급이 되더라고.]

경찰은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주범 A 씨 등 9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최혜란,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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