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타짜들의 세계…650억 굴린 사무실 위장 도박장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평범한 사무실로 위장해 수백억 원대 판돈이 오간 호화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8월까지 논현동·신사동·역삼동 등지에서 온라인 중계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 (관광진흥법 위반) 등으로 50대 A 씨를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가 고용한 전문 딜러와 종업원 20명도 도박 방조 혐의로 함께 검거됐습니다.

또, 회원제로 도박에 참여한 13명도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 도박장의 회원은 수백 명에 이르며 14개월간 거래된 도박 자금은 약 650억 원 규모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A 씨의 부당 수익금 2억 500만 원도 압수했습니다.

이 도박장은 빌딩에 들어선 평범한 사무실처럼 보였지만 내부는 실제 카지노처럼 도박 테이블, 모니터, 휴게 공간 등을 갖췄습니다.

A 씨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로부터 필리핀 카지노 영상을 받아 모니터로 생중계하며 회원들이 베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회원 연령대는 40~50대가 주를 이뤘으며 1인당 최대 4억 원까지 판돈을 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학에서 관광호텔경영을 공부하고 호텔 카지노에서 근무한 전문 딜러들이 도박 칩을 관리했고, 종업원들도 카지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각종 식음료를 제공했습니다.

A 씨는 단속을 피하려고 단기 임대 형태로 사무실을 빌려 14개월간 세 차례 장소를 옮겼으며, 건물 외부에 CCTV를 설치해 감시망을 구축했습니다.

또, 지인 추천을 받아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했습니다.

경찰은 강남 한복판에서 해외 카지노와 연계한 불법 도박장이 운영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8월 건물에서 잠복하던 중 배달 음식이 들어가는 때를 노려 이들을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도박 사이트를 설계해 운영하는 총책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