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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파병 앞두고 평화 제스처…북, 전력 공백 고민 중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오늘(25일)은 이 파병 사실이 밝혀지기 전후로 달라진 북한 반응을 통해서 북한의 전략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국정원이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을 했다고 공개한 게 지난 18일인데요.

이렇게 파병 사실이 밝혀지기 전에 있었던 일들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7일날, 김정은이 국방종합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내용, 지난 7일) : 우리는 솔직히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습니다.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김정은이 웬일로 이런 말을 했나 하고 좀 의아했었는데 파병 사실이 밝혀지고 난 뒤에 살펴보니까 김정은이 이런 말을 한 바로 다음 날인 8일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시작이 됐습니다.

김정은이 러시아 파병을 앞두고 일종의 평화 제스처를 취했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해외로 대규모 전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상황을 관리하려 했던 걸로 보입니다.

또 한 가지 짚어볼 부분은 무인기 사건에 대한 북한의 대응입니다.

무인기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는 북한이 그야말로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험한 말들을 쏟아냈는데 지난 15일부터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15일에 김정은이 국방 및 안전 분야 협의회를 소집을 해서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구체적으로 나온 김정은의 지시는 없었고요.

이날 노동신문에 다소 희한한 내용이 실렸습니다.

남한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각계의 반응이 실렸는데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면 치솟는 증오와 보복 열기가 석탄 증산 성과로 이어지도록 사상공세를 벌이고 있다.

무인기를 침투시킨 정치군사적 도발에 흥남의 노동계급이 노호, 즉 화를 냈다는 얘기죠.

그래서 밤교대 작업을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던 노동자들이 작업복을 다시 갈아입고 생산현장에 들어섰다.

원수들을 쓸어버릴 결사의 각오를 안고 낟알털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내용들입니다.

남한에 대한 적개심이 솟구치고 있는데 이걸 가지고 석탄을 증산을 하고 낟알털기의 속도를 높인다.

이거 좀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통일부도 이례적인 논리가 등장했다 이렇게 설명을 했는데요.

해외 파병으로 대규모 병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마냥 높이기는 좀 부담스럽고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을 하려고 있던 북한 당국의 판단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러던 북한이 파병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는 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을 합니다.

지난 22일에 김여정이 담화를 냈는데요.

그 내용을 보면 남한과 우크라이나를 싸잡아 비난을 하면서 핵보유국인 북한을 상대로 까불지 마라 이런 내용의 담화를 냅니다.

23일에는 김정은이 전략미사일 기지를 시찰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미국 대선을 겨냥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서 생각을 해 보면 북한의 핵 능력은 막강하니까 북한 건드릴 생각하지 말아라라는 뜻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을 해 드리면 파병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일종의 평화 제스처를 내보이면서 상황 관리를 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대규모 병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력 공백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파병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는 입장을 바꿔서 핵 능력을 과시하는 쪽으로 선회를 합니다.

즉, 병력이 빠져나가도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없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 얘기는 무슨 얘기냐.

북한이 지금 대규모 해외 파병으로 인한 전력 공백 가능성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군이 베트남전에 파병을 할 때는 병력 파병으로 인한 안보 공백을 미국이 메워줬거든요.

하지만 북한은 지금 다른 나라에게 그걸 기대할 형편이 안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번 파병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날지 계속 이어질지 모르지만 파병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북한 당국이 느끼는 부담감은 계속 커질 것 같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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