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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숙에서 오피스텔로' 퇴로 열린다…단속 또 유예

<앵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활숙박시설은 그동안 주거용으로 불법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걸 막기 위해 올해 말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던 정부가 반발이 커지자, 시간을 좀 더 줘서 오피스텔이나 숙박업으로 용도를 바꾸는 걸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회사원 박 모 씨는 지난 2020년 10월 서울 서초구 약 9평 규모 생활숙박시설, 이른바 생숙을 분양받았습니다.

'주거시설'로 인정될 거라는 시행사의 장밋빛 홍보를 믿었습니다.

[박 모 씨/생활숙박시설 분양자 : 그 당시에도 불법이었고, 다만 '지금 법 개정을 하기 전에 막차를 탄 거다, 지금 사면 그 어떤 불이익도 없다'는 말에 정말 현혹이 됐어요. 아, 이거는 정말 놓치면 안 되겠다.]

'레지던스'라 불리는 생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도입된 숙박시설이지만, 주방까지 갖춰 상당수가 주거용으로 오용돼 왔습니다.

특히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대출·세금 규제도 없다 보니 부동산 폭등기인 2021년에는 한 생숙 분양경쟁률이 6천 대 1을 넘을 정도로 과열됐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는데, 소유자들의 거센 반발에 올해 말까지 부과를 미뤄온 상태입니다.

전국 12만 8천 실 생숙 가운데 60%가 여전히 용도 변경 없이 버티고 있는 상황.

정부는 일단 숙박업 신고 기간을 내년 9월까지로 추가로 미뤄주고, 이때까지 숙박업 신고 기준을 낮춰 생숙의 합법적 이용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주차 면적과 안전 규정까지 완화해 오피스텔로의 용도 전환도 쉽게 해줍니다.

[장우철/국토교통부 건축정책관 : 안전, 주거환경 등 당초 입법취지와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적이고 유연한 규제 방식을 도입하겠습니다.]

영세 생숙 소유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조치라지만, '버티니까 합법화'를 해주는, 이미 법대로 운영하고 있는 투자자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는 측면이 있지만, 목소리를 높이면 각종 예외를 둬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또 하나의 선례를 남겼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신규 생숙의 경우 개별 분양을 원천 차단해 주거시설 사용을 막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 건, 디자인 : 서승현·김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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