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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 침공, 헤즈볼라 '숨통' 틔울 수도"

"이스라엘의 레바논 지상 침공, 헤즈볼라 '숨통' 틔울 수도"
▲ 하산 나스랄라 사진 들고 있는 헤즈볼라 지지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한 공습과 지상 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이번 지상 침공이 오히려 레바논 내 헤즈볼라 지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이스라엘의 융단폭격으로 32년간 조직을 이끈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해 지도부 상당수가 희생되는 등 전투력을 크게 상실했습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등에 로켓을 발사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이스라엘에 이렇다 할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까지 헤즈볼라의 군사적 대응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전투 부대로서 헤즈볼라는 피투성이가 됐으며, 군사력에 가해진 피해는 헤즈볼라의 레바논인 보호 역량과 레바논 내 정치적 행위자로서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나 무장단체로서 헤즈볼라의 전투력은 크게 줄었을지 몰라도 수십 년에 걸쳐 레바논의 정치·사회에 뿌리내린 조직으로서 헤즈볼라의 존재감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군이 18년 만에 레바논 국경을 넘어 지상 침공을 감행하면서 오히려 헤즈볼라가 전후에도 정당성을 지키며 세력을 재건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이란과 같은 이슬람 시아파 국가를 세우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출범했으나 이후 방향을 바꿔 레바논 정치 체계의 일원으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정당으로서 의회 의석수를 늘리고 정부 요직에 지지자들을 앉히는 등 점차 영향력을 키워나갔습니다.

헤즈볼라는 또한 시리아에서 생산되는 마약 '캡타곤' 거래 수익을 기반으로 정치뿐 아니라 레바논의 의료, 교육 등 사회 여러 분야에도 깊이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레바논에서 소수 세력으로 무시당하던 시아파 신도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지지를 모았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간 헤즈볼라를 상대로 여러 차례 전쟁을 치렀지만, 헤즈볼라의 세력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커졌습니다.

하산 나스랄라 사진 들고 있는 헤즈볼라 지지자

헤즈볼라는 2006년 이스라엘과의 '34일 전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나스랄라를 중심으로 다시 일어섰습니다.

당시 전후 폐허가 된 레바논을 돕고자 국제사회 곳곳에서 구호의 손길을 보내왔는데, 헤즈볼라는 이를 장악하고 레바논 내에서 영향력과 경제력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과거 사례를 볼 때 이스라엘의 이번 레바논 지상 침공은 최근 대규모 공습과 피란민 발생, 민간인 피해로 입지를 잃어가던 헤즈볼라가 오히려 다시 저항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진단했습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의 지상 침공은 헤즈볼라에 생명선을 제공했다"면서 "이스라엘 군대와 싸우면서 헤즈볼라는 저항의 기틀을 되찾을 수 있으며, 전후 레바논 재건의 필요성은 헤즈볼라의 정당성을 되찾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레바논 언론인 알리 알 아민은 "(전쟁 결과가 어떻든) 승리를 선포할 수 있는 헤즈볼라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전쟁이 끝나고 헤즈볼라에 깃발을 들 수 있는 힘만 남아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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