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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가사관리사 한 달…중도 취소 24가정, 51가정은 추가

필리핀 가사관리사 한 달…중도 취소 24가정, 51가정은 추가
▲ 지난 8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서울 시내 가정에 투입된 지 오늘(3일)로 한 달째를 맞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함께 추진한 이번 시범사업은 최저임금 적용을 둘러싼 논쟁 외에도 임금 체불과 일부 가사관리사의 무단이탈, '통금' 등 한 달간 여러 논란을 낳았습니다.

정부가 내년 1천200명 규모 본사업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범사업 초반에 잇따라 불거진 문제점들을 신중하게 점검,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이 서울시 169가정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인 9월 3일 100명이 142가정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그 사이 24가정이 서비스 개시 이후 중도 취소를 했고 51가정이 신규 신청해 매칭됐습니다.

주요 취소 사유는 변심, 시간 조정의 어려움 등이었다고 노동부는 전했습니다.

무단 이탈한 2명의 가사관리사 외에 98명이 169가정에서 일하는 것이니, 상당수가 2개 이상의 가정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100명의 가사관리사들은 지난 8월 6일 입국해 4주간 160시간의 특화교육을 받고 투입됐는데, 첫 급여일인 8월 20일 지급됐어야 할 교육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가사관리사들과 근로계약을 맺은 정부 인증 가사서비스업체 2곳이 1인당 95만 원의 수당을 미리 지급한 후 노동부에 유급휴가훈련지원을 신청해 훈련비를 지원받게 돼 있었는데, 업체들이 유동성을 이유로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입니다.

8월에 나갔어야 할 교육수당은 뒤늦게 모두 지급됐지만, 임금이 후불로 지급되기로 하면서 9월 20일에도 8월 20일∼9월 2일의 2주치 교육수당만 입금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15일 가사관리사 2명이 근무지를 이탈해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근무지 이탈 배경에는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불만족이 있을 거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이탈 사실이 알려진 후 서울시가 마련한 긴급 간담회에선 오후 10시로 돼 있는 숙소의 '통금'이나 이동·대기 시간에 대한 불만 등도 나왔습니다.

지난 9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

이에 노동부와 서울시는 월급제 외에 주급제, 격주급제 등을 허용하고, 체류기간도 7개월에서 최장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너무 비싸다" "내국인과 차등 불가능하다"는 임금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임금은 하루 8시간 전일제 근무를 기준으로 올해 최저임금(시급 9천860원)을 적용한 월 238만 원(4대 보험료 등 포함)입니다.

30대 가구 중위소득(509만 원)의 절반에 가깝다 보니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고, 실제로 초기 신청 가구의 40%가량이 강남 3구에 몰렸습니다.

시범사업을 주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가사관리사 비용이 이보다 훨씬 저렴한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사례를 들며 외국인 가사관리사 임금을 낮춰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했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적용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이에 반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는 것은 국제기준(국제노동기구·ILO 111호 협약), 국내법(근로기준법·외국인고용법) 등에 배치된다는 입장입니다.

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선 필리핀 가사관리자 임금을 더 낮추면 이탈이 더 발생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도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현재 법의 틀 안에선 외국인 가사관리사에만 임금을 낮게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최저임금법에도 국적에 따른 차등 지급 규정은 없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근로기준법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적계약 형태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사진=공항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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