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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이면 전기차 충전소 초토화…'구리' 훔치다 사망까지

<앵커>

미국에서 구리 도둑이 극성입니다. 전기차 충전선부터 송전망까지, 가격이 올라간 구리를 닥치는 대로 뜯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구리를 훔치려다 사망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뉴욕 김범주 특파원입니다.

<기자>

남자 2명이 전신주에서 전기선을 잘라내고 있습니다.

형광색 작업복까지 입고 있는데, 구리를 훔치는 도둑들입니다.

안전장치도 없이 전선줄에 올라앉아서 건너편 전선을 자르는가 하면, 전기가 흐르고 있는데도 전선줄을 잡아끌어서는 통째로 뜯어가려고 시도합니다.

경찰은 그러다 큰일 날 수 있다면서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텍사스 갈랜드 경찰 : 밤낮을 안 가리고 하루 종일 빤히 보이는 곳에서 이렇게 도둑질을 합니다. 그런데 속지 마세요. 공무원들이 아닙니다.]

전기차 충전시설도 도둑들이 노리는 곳입니다.

한 사람이 절단기로 충전 선을 자르고 다른 한 사람이 차에 싣는 식으로 2분 안팎이면 충전소 한 곳을 초토화시킵니다.

도둑들이 이 충전 선을 끊어서 고철로 팔면 한 줄에 우리 돈으로 3만 원 정도를 벌 수가 있는데, 반대로 고칠 때는 그 100배가 넘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로버트 카슨/휴스턴 경찰관 : 충전선이 그렇게 길지도 않거든요. 2미터 혹은 2미터 반 정도 되는데, 절연체를 벗기고 나면 구리가 얼마 되지도 않아요.]

실제로 지하 통신구에 들어가서 송전선을 끊던 도둑이 폭발사고를 일으켜서 숨진 경우까지 나왔습니다.

값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랐는데, 사방에 감시 없이 널려 있는 게 구리라서 도둑들이 들끓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앤서니 램킨/전기차 충전시설 회사 대표 : 2년 전엔 반년에 한 번이나 이런 일이 일어났었는데, 이제는 매달 보고가 올라와요]

앞으로 2년간 전 세계에서 구리가 1천만t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서, 구리 도둑은 미국에서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상욱,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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