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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판 '밸류업 지수' 탄생…100개 기업 선정 기준은?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한국판 밸류업 지수라는 우리 새로운 증권 시장의 지수가 탄생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짚어주시죠.

<기자>

다음 주 월요일, 9월 30일부터 사용하시는 증권사 거래 앱에 들어가시면 기존의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처럼 '코리아 밸류업 지수'라는 걸 바로 보실 수 있게 될 텐데요.

우리 경제의 대기업들 중에서 사업을 일정 기준 이상으로 잘하고, 그래서 나오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돌려주려고 하는 기업으로 선정된 100곳을 따로 묶어서 새로 지수화한 겁니다.

한국 증시가 너무 저평가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올해 초부터 추진해 온 이른바 한국증시 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런 지수를 새로 만드는 게 어떻게 한국증시의 매력을 끌어올린다는 거냐, 밸류업 지수가 괜찮은 기업들을 진짜 잘 추려놨다 이런 평가를 얻으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를 비롯해서 각종 투자상품들이 개발됩니다.

그리고 이런 상품들을 투자자들이 선택할수록 우리 증시에 돈이 더 도는 효과, 투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겠고요.

한국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지수 안의 기업들 가치는 더 올라가는 말 그대로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밸류업 지수가 얼마나 신뢰받는 척도로 자리매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가치가 우수한 100대 기업, 이 기업들은 어떤 기준으로 추린 건가요?

<기자>

모두 다섯 가지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일단 우리 증시에서 시가총액 상위 400위 안에는 들어야 하고요.

최근 2년간 수익이 괜찮고, 기존에도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기업은 배제하고 이런 식으로 다섯 가지 기준으로 추려냈습니다.

핵심은 최근 2년 동안 연속해서 자사주를 소각했거나 배당을 실시했던 기업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발행주식 수를 종종 줄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해왔거나, 영업이익을 주주들에게 그때그때 잘 돌려준 기업이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기업 우리 경제에서 100곳을 추리기도 아직 힘듭니다.

이를테면 당연히 포함될 걸로 예상됐던 KB금융은 자본 대비 이익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빠졌고요.

KT 같은 통신 대기업도 주가가 밸류업 지수에서 잡은 기준보다 저평가 상태여서 탈락했다는 게 한국거래소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 다섯 가지 조건을 다 통과 못해도 앞으로는 어떻게 주주들에게 가치를 잘 돌려줄 건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미리 공시했던 기업들은 포함됐습니다.

현대차와 신한지주를 비롯한 4개 기업입니다.

이렇게 추려진 100개를 보면 IT기업이 가장 많습니다. 24곳이고요.

산업재와 헬스케어 기업들까지 합쳤을 때 절반을 넘어갑니다.

그리고 기존 우리 코스피지수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것도 종종 지적됐습니다.

삼성전자가 요즘처럼 고전할 때는 지수도 너무 영향을 받는 구조인 겁니다.

그래서 밸류업 지수에서는 특정 기업의 비중을 15% 안으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상한선인 15%씩을 일단 각각 차지할 거라는 게 거래소의 전망입니다.

이 100개 기업은 매년 6월에 한 번씩 점검해서 다시 추립니다.

밸류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상품들은 11월 초부터 시장에 나올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기 직전에 해외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크지 않다. 이런 의견도 나왔다고요.

<기자>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기 직전에 미국의 대표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한국증시 밸류업에는 한계가 있을 거다, 재벌의 힘이 주가상승을 제한할 거다 이런 내용의 칼럼이 올라왔습니다.

재벌 가족들의 이해관계는 대체로 소액주주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 밸류업 정책이 참고한 일본보다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개혁하게 하는 게 훨씬 어려울 거라고 분석한 겁니다.

사실 새로운 지적이 아니고요.

우리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기 전부터 나라 안팎에서 되풀이돼 온 분석입니다.

딱 시작할 때 맞춰서 찬물을 뿌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를 볼 때 재벌에게 불편할 때는 언제든 주가가 내려갈 수 있는 시장, 이런 이미지를 앞으로도 지우지 못한다면 한국증시가 제 가치를 인정받는 모습은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거란 사실입니다.

밸류업이 성공하려면 결국 우리 기업들이 실적을 계속 탄탄하게 내야 한다는 점과 함께 가장 핵심에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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