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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신고하니 책상 없어져…신고 포기하기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하니 책상 없어져…신고 포기하기도"
직장인 김 모 씨는 올해 초 회사 대표로부터 회사 사정이 어려우니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김 씨가 이를 거부하자 업무배제와 폭언 등 괴롭힘이 시작됐고, 견디다 못한 김 씨는 노동청에 진정을 냈습니다.

노동청은 지난 6월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대표에게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신고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는 김 씨의 책상을 복도와 창고로 치워버렸고, 과태료가 부과되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결국 김 씨를 해고했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이런 사례를 공개하며 "적지 않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이 신고 이후 회사로부터 '보복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올해 1∼8월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이메일 상담 1천192건 중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824건(69%)입니다.

회사에 괴롭힘을 신고한 것은 308건인데 이중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경험했다는 상담은 68건이었습니다.

한 직장인은 "사내에 상사의 괴롭힘을 신고하자 가해자는 나를 괴롭힘 가해자로 '맞신고'했다"며 "그런데 회사는 오히려 내게만 권고사직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직장갑질119가 올해 2분기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봐도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305명)의 57.

7%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응답했고, 19.3%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회사 또는 노동조합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12.1%, '고용노동부 등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습니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7.1%), '향후 인사 등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1.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실제 신고를 한 응답자의 40%는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단체는 당국의 보수적 판단과 약한 처벌을 보복 갑질 문제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현행 규정상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 시정 기간을 14일 이내로 두고, 시정하지 않는 경우 범죄 인지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추후 시정만 하면 불리한 처우를 한 사용자를 사실상 봐주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무엇인지 제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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