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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곳 넘게 전화…임신부 '응급실 뺑뺑이'

<앵커>

연휴 첫날인 그제(14일), 긴박한 상황에 놓인 25주 차 임신부가 받아 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구급대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포함해 모두 70곳이 넘는 곳에 이송을 요청한 뒤에야, 겨우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그제 아침 8시 반쯤, 임신 25주 차인 34살 김 모 씨는 갑자기 심한 복통을 느꼈고, 충북 청주에 있는 동네 산부인과를 찾아갔습니다.

양수가 터질 수 있는 위급 상황이니 당장 대형병원으로 가라는 의사 말에, 김 씨 부부는 119구급차를 불렀습니다.

오전 10시, 구급차가 왔지만, 응급실로는 출발할 수 없었습니다.

구급대원이 전화부터 돌렸는데, 받아주겠다는 병원이 없었던 겁니다.

2시간 반이 흐른 뒤, 경기도 안산의 한 병원이 와도 좋다고 해 출발했는데, 가는 길에 받을 수 없다는 연락이 다시 왔습니다.

[임신부 김 씨 남편 : 진천까지 갔다가 톨게이트 나와서, 거기서부터 또 전화가 시작된 거죠.]

구급차 안에서 받아 줄 병원을 찾는 '전화 뺑뺑이'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소방 관계자 : (통화 건수는) 187회 정도 되는데, (중복을 빼면) 75회 정도 병원에 문의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병원 75곳에 전화 187통.

오후 5시를 넘긴 뒤에야 겨우 받아주겠다는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습니다.

입원 치료 중인 김 씨의 남편은 8시간 반 '응급실 뺑뺑이'에 충격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임신부 김 씨 남편 : 눈앞이 뭐 캄캄하고 다 해 봤는데 안되니깐 너무 답답하고, 마지막에는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고….]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의 수는, 오늘 3천여 곳, 내일 추석 당일에는 1천7백여 곳뿐입니다.

응급실만 들여다보면, 전국 409곳 가운데 407곳이 추석 연휴에도 24시간 진료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지만, 전문의 1명으로 버티는 곳이 많은 데다 배후 진료 역량도 떨어져 걱정입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배후 진료 약화로 최근 응급실의 진료 역량이 지난해보다 50% 넘게 줄었다고 진단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이상학,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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