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IT 심장인데…"우리 동네 안 돼" 한국에 투자 포기

<앵커>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뛰어든 세계 여러 나라들이 최근 데이터 센터를 곳곳에 많이 짓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기술 개발에 필수적이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이 잇따라 막히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먼저 정성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2천500여 가구 아파트 단지 옆 공터에 공사 자재가 드문드문 쌓여 있습니다.

지난해 허가받은 지하 2층, 지상 5층짜리 데이터센터 건축 부지입니다.

아파트 단지에는 데이터센터 반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렸습니다.

[김수지/아파트 주민 : 걱정은 많이 되죠. 아무래도 집 앞에 그런 유해시설이 생긴다니까. 애들이 어리고, 돌아다니는 공간에….]

주민들은 전력 공급을 위한 고압선에서 발생할 전자파와 냉각탑의 소음, 뿜어져 나올 열기 등을 걱정합니다.

[이기영/탄현동총비대위원장 : 지금 어느 누구도 (유해성을) 검사한 것도 없고, 주민들이 그걸 입증할 수도 없는 거고요.]

인체에 유해한 수준의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다른 데이터센터의 조사 결과가 제시됐지만, 90%가 넘는 주민들의 반대 탄원서에 고양시는 데이터센터 착공 신고를 반려했습니다.

최근 김포시와 용인시에서도 주민 반대로 데이터센터의 착공이 반려되거나 신축 불허 통보가 내려졌습니다.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33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주민 민원이나 인허가 지연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한 외국계 기업은 4년 가까이 수도권에 부지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확정한 미국 빅테크 기업 역시 전력수급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추가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입니다.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 : 송·배전망이 과부하 돼 있는 상태라서 허가 자체가 굉장히 늦게 나요.]

구글과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일본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 대규모 테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한국만 예외입니다.

이른바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하면서 IT 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위원양, CG : 김규연·박초롱)

▶ '지방 가라" 유도해도…'수도권 70%' 이유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경제 이슈를 한입에 쏙! 김밥경제
SBS 연예뉴스 가십보단 팩트를, 재미있지만 품격있게!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