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유리와 드론 경호까지…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첫 야외 유세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야외 유세를 소화했습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 주 노스캐롤라이나의 애슈버러의 야외 행사장에 마련된 무대 위에 섰습니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이날 유세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무대 앞뒤로 설치된 대형 방탄유리였습니다.

비밀경호국(SS)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야외연설 현장에 방탄유리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SS는 지금껏 현직 대통령일 경우에만 방탄유리로 보호 조치를 취했습니다.

퇴직 대통령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대에 방탄유리가 설치된 것은 지난달 13일 그를 겨냥한 암살 시도 이후 SS의 경호 실패에 대한 비판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당시 유세에서 SS는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총격 때까지 약 20분간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떻게 그 건물 지붕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나"라며 SS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했고, 결국 킴벌리 치틀 전 SS 국장이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에 휩싸였던 SS는 이날 유세 현장에 대한 경호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경호팀은 일주일 전에 유세 현장을 점검한 뒤 이날 경호에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

주변 건물 지붕 등에는 경호팀 소속 저격수가 배치됐고, 유세 현장 전반을 감시하기 위한 드론이 운용됐습니다.

테러범의 무인기 공격 등을 막기 위한 방공 시스템도 가동됐습니다.

SS는 경호 범위 바깥에서 시도될 수 있는 중·장거리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대형 트럭 등을 동원해 차단막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까지 남은 선거 운동 기간 야외 유세의 경우 방탄유리가 설치된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트럼프 캠프는 대규모의 지지자들이 참석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실내보다는 야외 유세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